정암 탐정사무소

• 목록
• 글쓰기
• 게시판 리스트 옵션
  • 수정
  • 삭제

아내의 변화, 그리고 의심

결혼 7년 차, 평범했던 일상이 흔들리기 시작한 건 불과 몇 달 전이었다.

처음에는 사소한 변화였다. 퇴근 후 늘 같이 식사하던 아내가 “야근이 많아졌다”는 이유로 늦는 날이 많아졌고,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전에는 거실에 던져놓고 티브이를 보곤 했는데, 이제는 샤워할 때도 꼭 챙겨갔다.

"무슨 일 있어?"
"응? 아니야. 회사 일이 많아서 좀 바빠."

처음엔 믿었다. 직장 생활이 힘들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의심은 커져갔다. 주말이면 늘 함께하던 시간도 사라졌다. 친구들과 약속이 있다며 외출하는 날이 잦아졌고, 옷차림이 변했다. 원래는 편한 트레이닝복을 즐겨 입던 사람이 화려한 원피스와 구두를 신기 시작했다.

어느 날, 나는 우연히 아내의 가방에서 영화 티켓을 발견했다. 티켓 날짜는 지난주 금요일. 그날 아내는 분명 야근이 있다고 했었다.

"이거 뭐야?"
"아… 그거? 친구랑 봤어. 그냥 오랜만에 영화 한 편 본 거야."

아내는 자연스럽게 웃으며 대답했지만, 그 웃음 속에 어딘가 낯선 느낌이 들었다.

무너지는 신뢰

그날 밤, 나는 잠들지 못했다. 아내의 휴대폰을 확인하고 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그것이 신뢰를 저버리는 행동이라는 생각에 손을 뻗지 못했다. 하지만 다음날, 또 다른 단서가 눈에 띄었다. 아내가 샤워하는 사이, 화장대 위에 올려져 있던 영수증. 거기엔 익숙하지 않은 레스토랑 이름이 적혀 있었다.

"금요일에 뭐 먹었어?"
"응? 그냥 회사에서 대충…"
"이 레스토랑에서?"

아내의 표정이 굳어졌다.

"…몰라, 무슨 소리야?"

거짓말이었다. 확신할 수 있었다.

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아내를 미행하기로 결심했다.

진실을 마주하다

며칠 후, 아내는 친구와 저녁을 먹고 온다며 외출했다. 나는 차를 타고 몰래 따라갔다. 예상했던 대로, 목적지는 친구의 집이 아니었다. 도착한 곳은 호텔 근처의 조용한 레스토랑. 그리고 그곳에서 한 남자와 마주 앉아 웃고 있는 아내를 보았다.

마음이 무너졌다. 차가운 공기가 폐를 짓누르는 것 같았다. 손이 떨렸고, 심장이 요동쳤다.

나는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다. 차에서 내려 레스토랑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아내가 나를 발견하는 순간, 그녀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그리고 함께 있던 남자 역시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이게… 무슨 일이야?"

내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아내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남자는 당황한 듯 자리를 피하려 했고, 나는 그의 팔을 붙잡았다.

"당신… 누구야?"

아내는 끝내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그 순간, 모든 것이 끝났음을 깨달았다.

그 후…

나는 변호사를 찾아갔다. 감정에 휩쓸려 소리치고 싸우기보다, 냉정하게 증거를 모으기로 했다. 외도를 입증할 증거가 필요했고, 앞으로의 법적 절차를 준비해야 했다.

그날 밤, 아내는 집으로 돌아와 조용히 울었다. 하지만 나는 더 이상 그녀를 위로할 수 없었다. 신뢰가 깨진 관계는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긴 한숨을 내쉬며 조용히 말했다.

"우리, 이제 끝내자."

그리고 그 말과 함께, 우리의 결혼 생활도 끝을 향해 나아갔다.부산흥신소